감상평을 적기에 앞서 몇 가지 가벼운 질문이 있다. 혹시 아래의 문제를 보았을 때 모르는 내용이 2가지 이상 있거나, 알더라도 바로 명확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지 생각해보라. (ES5 기준)
- 아래의 코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가?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?
- 자바스크립트의
this
가 어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묶이는지 이해하고 있는가? - 자바스크립트의 변수 범위(스코프)는 어떻게 정해지는가?
- 자바스크립트의 이벤트 루프는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가?
- DOM을 다루는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작성시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한 고려 방안을 3가지 이상 알고 있는가?
- 사용자가 브라우저로 웹 사이트 접속 시 초기 로딩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구상할 수 있는가?
답을 떠올리기 힘들었다면 자신이 자바스크립트의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. 다행히도 이 책의 많은 부분은 그 ‘기본’ 을 충실하게 짚어주는 편이다.
그래도 코뿔소 책(자바스크립트 완벽 가이드 - 데이비드 플래너건 저)처럼 방대한 내용으로 독자를 허우적거리게 만들거나, 나비 책(자바스크립트 핵심 가이드 - 더글라스 크락포드 저)처럼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축약된 내용이라 여러번 곱씹어야 내용을 알 법한 어려운 수준의 책도 아니다. 그렇기에 나는 방금 소개한 두 책보다 자바스크립트 기본을 익힌 다음에 이 책을 먼저 탐독하길 권하고 싶다.
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이하는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온고지신 이다. 아마 이 책에 적힌 유용한 예제 코드를 직접 개발을 하며 사용할 일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. 하지만 Babel, Typescript같은 트랜스파일러를 통해(Typescript는 약간 성격이 다르지만 결과물이 일반 자바스크립트임을 감안하여 이 글에서는 트랜스파일러라 명명한다) 변환된 코드들은 이 책의 예제 코드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. 그리고 왜 이런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, 문제에 부딪힐 때 어떤 방식으로 개량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.
대충 프레임워크 가져다 쓰고, 대충 ES6+ 로 코드 작성하고, 대충 Webpack + Babel 등의 문서를 참고하여 코드 변환되도록 빌드하고 배포하면 (프론트엔드) 웹 애플리케이션이 뚝딱 나온다고 생각하기 쉬운 현재 프론트엔드 생태계 속에서 자신이 작성하는 자바스크립트 코드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. 우리는 언제나 이 무게를 신경써야 한다.
조금 특이하지만 나는 책의 첫 번째 챕터인 웹과 자바스크립트에서 그 옛날 자바스크립트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간단히 짚어보고, 후반부 챕터인 자바스크립트 성능과 사용자 경험 개선에서 캐싱, 미니피케이션, gzip 등의 HTTP 요청 관련 최적화로 성능을 개선하는 부분까지 웹 개발의 큰 그림을 짚어보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. 초보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소홀히하기 쉽고, 아무도 바로 알려주지 않는 ‘최적화’ 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요소를 알려주기 때문에 기초 수준이나 기초를 벗어나는 수준 즈음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.
나머지 주요 내용(클로저, 프로토타입과 프로토타입 상속, 자바스크립트만의 독특한 패턴 - 특히 이벤트 델리게이션 등)은 사실 요즘에는 키워드만 알고 검색하면 얼마든지 잘 설명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. 다만 내가 보았을 때 그 자료들은 다 영어로 쓰여있었다. 영문으로 된 글을 읽는데 익숙지 않다면 이 책의 내용이 더 유용하리라 기대한다.